작성일 : 11-07-29 14:30
희망버스
 글쓴이 : Tho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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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여러분들은 희망 버스가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희망 버스는 한진중공업이 만든 또 하나의 시대적 부산물입니다. 부산시 영도구에 자리 잡고 있는 한진중공업이 작년 생산직 전 종업원의 약 1/3에 해당하는 400명을 정리해고 하면서 시작된 노사 간의 첨예한 갈등을 현재까지 200일이 넘게 겪고 있습니다.

정리해고를 하면서 동사는 노사분규를 겪습니다. 그 와중에 민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이란 직함을 맡고 있는 한진중공업에 근무한 적도 관련이 있지도 않은 김진숙 씨라는 사람이 크레인에 올라가서 200일 넘게 고공농성을 벌이면서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원하고 한진중공업 부당해고를 항의하기 위해서 일부 노동단체와 소위 재야로 불리는 혁신 단체와 민주노동당을 포함하여 민주당의 개혁적 인사들이 한 노동시인의 아이디어로 전국에서 각자의 비용으로 임대한 버스를 타고 와서 한진중공업에 진입을 시도하거나 또는 도로에서 시위를 하였습니다. 이때 그들이 타고 온 버스를 그들은 희망버스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애초 한진중공업의 문제는 한진중공업의 노사 문제이자 경제 문제이지 정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전년도까지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왔고 필리핀의 수빅에 해외 조선소를 건설 중이던 단단한 한진중공업의 수주 잔고가 바닥이 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수주 잔고가 없는 것은 물론 경영진의 책임이지만 경제논리로 보면 일감이 없는 공장에서 직원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월급을 주는 기업은 공산국가를 제외하고는 아마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전년도에도 많은 이익을 내고 2010년 말에는 174억의 이익배당금을 주주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조남호 회장일가 도합 130억인가를 배당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한진중공업과는 일견도 없고 근무한 경력이 전혀 없는 제3자 고공 크레인에 올라가서 홀로 시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무엇을 지도하는 위원인지는 모르지만 지금이 과거 청계천의 전태일 씨가 살던 세상도 아닌데 아직도 이런 불법적이고 후진적 시위가 가능한 제도적 장치에 문제가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노동당이나 일부 혁신계의 재야 단체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했던 분들과 장관을 지났던 분들도 여기 희망 버스에 합류하여 데모에 열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정치문제화 하였다는 것은 많은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불편할 뿐입니다.

한 기업의 운영자가 법적인 잣대로는 전혀 하자가 없다할지라도 도덕적 관점에서 보면 많은 문제를 안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법치국가에 그 기업소유주가 그랬다고 이해 당사자들도 아닌 정치가나 이념투쟁가 또는 노동운동가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크레인에 오르기도 하고 남의 회사에 무단진입을 시도하기도 하고 또는 실정법을 위반하면서 주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불법시위를 해서야 말이 되겠습니까?

그들은 희망버스라고 부르면서 자신들이 주장하는 이념과 논리판매에는 재미를 볼지 모르지만 저는 앞서 쌍용자동차의 예에서 보듯이 희망버스가 해고근로자들에게는 절망버스가 될까 두렵습니다.

과거 그들은 어딘가에 판이 벌어지면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그 판을 휘젓고 다니면서 온통 자신들이 그들의 삶을 대변하고 억울한 것을 풀어주기 위해서 인생을 다 바칠 것처럼 행동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장이 끝나면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거나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학습으로 알았습니다.

이번 사태가 끝나면 이번 시위에 그토록 열심히 참가했던 운동가들은 또 다른 먹이나 장터로 장돌뱅이 마냥 그렇게 우르르 옮겨가겠지요. 진정 해고된 근로자와 고통을 함께하고 그들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들이 과연 그 무리속에 있기나 할까요?

아니면 쌍용 사태 때처럼 그들은 그들만의 행사장에서 썰물 빠지듯이 빠져나가고 함께 투쟁하다 남은 해고근로자와 그들 가족들만 좌절과 고통으로 자살까지 하는 사태가 다시 올까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그들은 언제나 상품으로서 신선도가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법과는 무관하게 아주 열심입니다. 그러나 장이 파하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잊어버리고 합니다. 장사가 되지 않으니까요. 진정 그들을 위한다면 국회의원은 국회로 들어가서 그들과 앞으로의 동일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입법 활동에 전념해야하지 않을까요?

종교가는 종교가대로 노동운동가는 노동운동가대로 모두가 자기의 맡은 영역에서 각자의 소임을 다하면 되는 것이지 그들이 버스를 집단으로 타고 와서 대로를 막고서 불법적으로 시위를 하며 이번 일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영도구민에게 또 다른 상처와 손해를 끼치는 것이 과연 옳다고 할 수 있을까요?

문제는 고액의 임금을 받던 400여명의 조선 근로자가 아닙니다. 지금도 그 보다 훨씬 열악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부당한 해고의 위험 속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 개개인의 불안한 신분은 위의 정치가나 운동가에의 안중에는 없습니다. 왜냐고요? 이익이 적은 장사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대한민국은 적어도 약자의 눈에는 불법이 백주 대낮에도 판치는 세상입니다. 힘 있는 자들에게는 법은 그들의 발 아래에 있습니다. 또한 여럿이 모이면 법이 발 아래에 있습니다.

남의 잘못을 사소한 도덕적 오류도 그렇게 잘 집어내는 정치하고 시민 운동하는 분들도 정작 자신의 문제에 이르면 온갖 불법과 탈법은 물론이고 법 위에 군림합니다. 모두가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도 국민들은 선거가 끝나거나 어둠이 찾아와 보이지 않으면 더 이상 그들의 안중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념에 함몰된 각종 운동가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도덕적이고 정직하여할 그들도 정작 자신의 문제에 이르면 얼마나 지저분하게 욕심내며 여러 모로 얼마나 타락하는지 우리들의 과거 그들만의 정권에서 분명하게 보았습니다.

적을 만나면 선명성과 도덕성으로 대항하면서도 기실 안으로는 그들도 그들이 그토록 욕하고 비판하는 보수꼴통 못지않게 재물을 탐하고 명예를 밝히며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서 온갖 술수를 부립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이 그토록 혐오하는 소위 보수들 보다 훨씬 더 사회적 신분 상승을 노리면서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곁으로는 민족주의자(?) 반미주의자 좌경운동가 이념운동가 또는 노동운동가나 교육자 할 것 없이 소위 남들이 잘사는 것 봐주지 않는 이름만 대면 알만 한 사람들도 그들의 자식은 미국으로 유럽으로 유학 보내고 뒤로 축재하며 자신의 이익에 민감하고 권력에 아부하는 것은 그들이 저주하는 자본가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모자라지 않는 것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위선 속에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늘 자기 장사가 끝나면 좌판 마저 정리하지 않고 도망가듯이 빠져나가던 사람들, 이번에는 단식까지 결행하는 지금의 그 마음을 끝까지 지켜서 남은 자들을 실망시키고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고통만 주었던 고통버스가 아니라 진정 법과 질서를 지키면서 사회적 모순을 개선하는 희망버스가 되기를 기대하여 봅니다.

2011. 07. 29
산 법